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최종회는 수도권 15.7%, 전국 15.4%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의 15%를 뚫고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 시간대 전 채널 및 한 주간 전 미니시리즈 1위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무려 17.9%까지 치솟았다. 그뿐만 아니라 채널 경쟁력 주요 지표인 2049 시청률은 4%로 한 주간 방송된 전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보물섬'은 2025년 방송된 모든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이라는 압도적 기록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앞서 서동주가 염장선을 습격했다. 이후 염장선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서동주는 염장선이 총으로 자신을 쏴 죽이려는 악몽에 시달렸다. 바라던 대로 대산에너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고, 염장선을 대산에서 밀어냈음에도 서동주는 결코 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여전히 염장선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서동주는 염장선의 모든 욕망이 집약되어 있는 상징적인 곳 와영재를 찾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염장선과 치열하게 부딪혔던 때를 회상했다. 그 순간 서동주의 얼굴에서 왠지 모를 허무함이 느껴졌다.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사라진 염장선이 대산그룹 비자금 금고 안에 감금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서동주가 한 일이었다. 염장선은 그토록 원하던 돈더미 속에 갇힌 채, 나가고 싶다고 발버둥 쳤다. 서동주는 "허일도(이해영 분)와 염장선이 가진 거 하나도 빠짐없이 다 빼앗겠다"는 복수 목표 그대로, 염장선에게 전 재산 기부 각서를 받아낸 뒤 염장선을 풀어줬다. 금고를 빠져나가는 염장선을 보는 서동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서동주는 대산그룹 비자금 금고 비밀번호를 여은남(홍화연 분)에게 알려준 뒤 떠났다. 바다로 간 서동주는 허일도의 유골을 뿌린 뒤 자신의 손에 있는 두 자루의 총을 바라보며 깊은 회한에 잠겼다. 복수에 성공했지만 통쾌함보다 허탈함을 느끼는 서동주 뒷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명희 작가는 복수, 돈, 욕망, 출생의 비밀 등 익숙하면서도 매혹적인 요소들을 쫀쫀하고 충격적인 전개로 그려냈다. 진창규 감독은 때로는 선 굵게, 때로는 섬세하게 욕망에 잡아 먹힌 인물들을 조명하며 긴장감을 치솟게 했다. 트렌디함을 잃지 않은 연출 또한 극의 품격을 높였다.
무엇보다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 우현, 김정난, 도지원, 홍수현 등 세대 불문 배우들의 명연기가 매회 시청자 숨통을 틀어쥐었다. 제대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박형식과 악역의 역사를 새로 쓴 허준호 조합은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과시하며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복잡한 감정선을 담아낸 이해영과 김정난, 신예답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준 홍화연의 연기도 호평을 이끌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