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에 있는 건청문(乾淸門) 현판. 왼쪽에는 한자, 오른쪽에는 만주문자로 적혀 있다.
만주어(滿洲語,만주어:ᠮᠠᠨᠵᡠ ᡤᡳᠰᡠᠨ Manju Gisun, 만주기순,영어:Manchu language)는퉁구스어족에 속하는 언어이다.만주족의 언어 가운데 하나이며청나라의 공용어였으나, 오늘날의 만주인들은 거의 대부분표준 중국어를 사용하며 만주어의 구사자 수는 극히 드물다. 1천만 명 가량의 만주족으로 분류되는 사람들 가운데, 만주어 구사자는 수천 명에 불과하며[2][3], 모어 구사자는 10명뿐이다.[1]
만주어는몽골 문자가 변형된만주 문자를 사용하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세로쓰기를 한다. 한편 화자 수가 더 많은시버어도 만주어와 매우 유사한 언어인데, 시버어 구사자들은신강 극서쪽에 살며 만주인들과는 민족적으로 다르게 분류된다.[4]
만주어는사할린과 만주족의 원거주지인 중국의 만주 지역에서 쓰인다. 현재 중국 내에는 대략 1000만명의만주족이 거주하는데 이들 중 만주어 구사가 가능한 사람은 수천 명에 지나지 않는다.[2][3][5] 만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10명뿐이며, 이들은 모두 나이가 매우 많은 노인으로 점점 모국어 구사자 수는 줄어들고 있다.[1][6] 만주어의 주 사용지역은 현재 삼가자촌(三家子,만주어:ᡳᠯᠠᠨ ᠪᠣᠣ ᡳ ᡤᠠᡧᠠᠨ Ilan Boo-i Gašan)으로 한정되어 있다. 삼가자촌에서는 정부의 예산 문제로 폐지되었던 만주어 배움이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시작 되어 이루어지고 있으나, 완전한 교육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중국의흑룡강대학에서는 만주어 관련 학과를 세워 만주어를 가르치고 있다.
찹찰시버자치현에 사는 170만여 명의시버족 가운데 약 26,000명이 만주어와 계통상 가까운 언어인시버어를 쓴다. 시버어는 음운이나 발음, 낱말 등에서 만주어와 다른 점을 보이고 있다.
만주족은여진족의 후예이며여진어는 만주어 또는 만주어의 조상언어와 매우 가까운 언어였다고 추정된다.
17세기에 만주족은청(淸)을 세웠는데 청나라의 공용어는 만주어였으며 공식 문서는 만주어로 원본이 작성되고 그것에 중국어를 덧붙였다. 이러한 형식의 문서를 만한합벽(滿漢合璧)이라 한다.
애당초 대부분의 만주족은 중국어를 잘 하지 못해서 지배층은 만주어를 사용하고 한족은 한어를 사용했다. 청나라 시기만해도 만주어의 사용은 매우 빈번이 일어났으며 청나라가 서양 열강과 외교를 할 때도 만주어를 바탕으로 문서가 작성되었다. 하지만 청나라 멸망 이후에 만주어는 일상 언어로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다.
사할린에서는 만주어를 복원시켜 가르치고 있긴 하나 그 문자 대신에 로마자를 사용하고 있다.
e는[e]가 아니라[ə]와 같은 소리이다. ū는 보통 /g/, /k/, /h/ 다음에만 나타나며[ʊ]와 같은 소리였다고 추측된다. 이중모음에는 /ai/, /ei/, /oi/, /ui/, /io/, /oo/가 있다. (/oo/는 /o/의 장모음으로도 해석됨.) 남성(양성)모음, 여성(음성)모음, 중성모음에 의한모음조화가 존재하지만 엄격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남성(양성)모음은 격변화시 o와 o가 아닌 모음(a,ū)으로 또다시 나뉜다.
만주어는 문법상교착어로 분류된다. 만주어에는인도유럽어족의 많은 언어들과는 달리성의 개념이 없다. 그러나 성별과 관련된 단어에서 어간 모음이 달라지는 경우는 존재한다. 예컨대 "아"는 남성적인 개념을 가리키고 "어"는 여성적인 개념을 가리켜, "아마"는 "아버지"를 뜻하고, "어머"는 "어머니"를 뜻한다.
연구자마다 품사 분류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핵심적인 품사로는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부사, 후치사 일곱 개가 있다. 경우에 따라 접속사, 간투사를 부사로부터 분리시켜 품사로 인정하기도 한다. 관사, 전치사는 없고 또 관계 대명사도 없다. 명사, 대명사, 수사는 교착적인 어미가 뒤에 붙어서 곡용하기 때문에 이들을 합쳐 ‘체언’이라 부를 수 있다.
만주어 형용사는 한국어와 달리 활용이 없는 불변화사(不變化詞)로 분류된다. 단독으로 서술어가 될 수 있으며 관형어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뒤에 격어미가 와서 명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이렇게 볼 때 만주어 형용사는 명사에 가까우며 서구 언어에서 말하는 Nomen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술어가 형용사인 문장에서 과거형이나 연결형(부동사형)을 나타낼 경우에는 뒤에 bi- ‘있다’, o- ‘되다’와 같은 동사를 두고 그것을 활용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