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파는 빵은 종류도 많고 맛도 매력적이어서 유혹이 많은 탄수화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밀가루로 만든 음식에 대해 정확히 알면 유혹을 물리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밀가루나 쌀가루 등 곡식을 가루로 만들면 그때부터 산패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건강 빵집으로 유명한 곳 중에는 그날 빻은 통밀로만 빵을 만든다. 이처럼 밀가루의 유통 기한이 짧다 보니 보관과 이동에 불편함이 많아서 대안으로 나온 방법이 글루텐을 첨가하는 것이다. 글루텐은 밀가루에 있는 몇 가지 단백질 중 하나인데, 쫀득한 식감과 빵을 부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약간의 방부제 역할도 하고 식감을 좋게 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첨가하기도 한다. 글루텐을 시판되는 밀가루에 첨가하는데 적게 넣으면 박력분, 많이 넣으면 강력분이 된다.

중세 중국에서 글루텐을 ‘몐진(面筋)’이라고 했는데 쫀쫀하고 질겨서 밀가루 근육이라고 불렀다. 글루텐은 채식주의자용 고기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글루텐 단백질은 물에 잘 녹지 않으며 단단하고 긴 사슬 구조로 되어 있어서 소화가 잘되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밀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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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악 병을 부르는 글루텐

유럽에서는 글루텐을 넣은 식품을 먹으면 소장점막에 염증이 생겨서 설사, 복통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질환이 문제되기도 했다. 밀가루를 먹으면 소장 흡수율이 떨어지는데 이는 알레르기의 한 범주로 셀리악 병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글루텐 프리(gluten free)’라고 적은 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셀리악 병 같은 알레르기 질환까지는 아니지만, 빵을 먹으면 글루텐이 장점막을 자극해서 소화가 잘되지 않고 더부룩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소화가 잘되지 않으면 음식물이 장 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부패되어 노폐물로 작용한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간식이나 디저트 종류의 빵에는 설탕과 다른 첨가물들이 많이 들어가서 위장 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다.

밀가루가 위험한 것은 글루텐 때문만은 아니다. 밀가루 주성분인 아밀로펙틴 A는 감자의 아밀로펙틴 B, 콩류의 아밀로펙틴 C와 달리 혈당을 급속히 올려서 당뇨나 비만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밀가루 음식을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