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시작될 무렵 프랑스의 주력 부대는 중무장한 기사들이었지만 영국은 기사 외에도 장궁(長弓)을 지닌 보병대를 소유하고 있었다. 전쟁 초기인 1346년 크레시 전투에서부터 이 보병대의 능력이 아낌없이 발휘되어 영국군은 전력이 우세한 프랑스군을 격파하고 칼레를 함락시켰다.

부르고뉴 가와 오를레앙 가의 대립은 내전으로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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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프랑스의 열세가 계속되어 1357년 푸아티에 전투에서 국왕 장(1350~1364년)과 그의 막내아들 필립이 영국 에드워드 3세의 장남 흑태자에게 인질로 잡히는 지경이 되었다. 그로 인해 프랑스에 왕태자 샤를 5세(1364~1380년)의 섭정이 시작되었다. 왕태자는 영국과 브레타니 조약(1360년)을 체결하고 전쟁을 종결시켰다.

브레타니 조약에 의해 프랑스는 칼레를 포함하여 피레네에서 루아르 강변에 이르는 프랑스 남서부 전체를 영국에게 양도하였다. 이 영토는 이후 샤를 5세가 정비한 상비군의 게릴라전에 의해 점차 회복되었지만 칼레와 퐁티외, 기이엔은 여전히 영국의 점령 하에 있었다. 프랑스는 막대한 영토 외에도 국왕 장의 몸값으로 금화 300만 에퀴를 영국에 바쳐야 했다.

이후 프랑스와 영국은 각자 국내 문제로 바빴기 때문에 백년 전쟁은 잠시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프랑스에서는 샤를 5세의 뒤를 이어 12살의 샤를 6세(1380~1422년)가 왕위에 올랐다. 샤를 6세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실제 통치는 왕족이 담당하였다. 그런데 그가 성인이 된 뒤에도 자신이 직접 통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샤를 6세는 왕비의 환락적인 생활로 인한 질투와 번민 때문에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왕의 사촌인 부르고뉴 가와 국왕의 동생인 오를레앙 가의 왕족 싸움이 치열해져 내전으로 확대되었다. 부르고뉴 가는 북부와 동부를 장악하고, 오를레앙 가는 남부와 서부를 장악하여 대립하였다. 파리는 그 중에서 오를레앙 가보다는 부르고뉴 가를 지지하였다. 오를레앙 공의 환락적인 생활이나 왕비와의 염문소식이 파리에 퍼지면서 파리 시민들이 그를 신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