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테마파크인 디즈니의 고객 서비스는 독특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디즈니의 직원들은 공식적으로 ‘캐스트 멤버(배우)’라 불리는데, 실제 백설 공주나 미키 마우스 같은 캐릭터 역할을 맡은 디즈니 직원은 물론이고 시설 관리자부터 매표원, 미화 담당자까지 모든 직원이 배우가 연기하듯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는 모든 상황을 각본으로 만들어 끊임없이 훈련한 덕분에 가능한 것인데, 디즈니 직원들에게 이렇게 ‘배우’로 행동하도록 교육시키는 사내 교육기관이 바로 디즈니 유니버시티다.^각주1)

캐스트 멤버(Cast member)

디즈니 캐릭터 역할을 맡아 공연하는 모습

ⓒ Limji1234 / wikipedia | CC BY-SA 4.0.

디즈니 유니버시티는 밴 프란스가 디즈니 개장 8년 후인 1963년 설립했는데, 정규직이든 파트타임 직원이든 임원이든 디즈니에 몸을 담으면 반드시 이곳에서 6개월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디즈니 유니버시티』의 저자 더그 립은 디즈니 유니버시티가 디즈니의 가치를 설계하는 브레인이자 이를 모든 임직원에게 퍼져나가게 하는 강력한 심장이라고 말한다.^각주2) 더그 립은 디즈니의 직원들이 입사 후에 처음 배우는 것은 “디즈니랜드가 주연이고 그 외 모든 직원은 조연”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디즈니 유니버시티는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쇼를 제작한다’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는데, 고객들에게 이른바 ‘좋은 쇼’를 제공하겠다는 디즈니 유니버시티의 철학은 강박에 가깝다. 이런 식이다. 강사가 ‘좋은 쇼’의 예시로 보여주는, 손님을 응대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엔 고객에게 항상 상냥하게 웃고 있거나 집게손가락이 아닌 친절하게 손바닥을 편 상태로 손님에게 방향을 설명해주는 직원이 등장한다. 또 디즈니는 무대 위인 디즈니랜드와 무대 뒤편인 백 스테이지 2개의 세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직원은 백 스테이지가 아닌 곳에선 물조차 마셔서는 안 된다. 무대에서 캐릭터가 갑자기 인형 옷을 벗고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쇼의 흐름이 깨져 이른바 ‘나쁜 쇼’가 되기 때문이다.^각주4) 이런 점에서 보자면 디즈니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전략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각주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