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P(Pretty Good Privacy)

PGP 암호함 과정을 표현한 그림

ⓒ xaedes & jfreax & Acdx / wikipedia | CC BY-SA 3.0

이메일을 제3자가 알 수 없도록 한 전자우편 암호화 프로그램이다. ‘아주 좋은 사생활(Pretty Good Privacy)’이라는 뜻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 · 정보인권연구소는 PGP는 “실제로 프라이버시에 매우 좋다. 제대로 이용하면, 심지어 자원이 많은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으로부터도 메시지, 텍스트, 파일 등의 내용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한다.^각주1) 9 · 11 사건 뒤 국가가 개인의 모든 생활을 들여다보는 대량 감시사회가 올 거라 예상한 필립 지머먼이 1991년 개발했다.^각주2)

필립 지머먼(Phil Zimmermann)

PGP를 개발한 사람

ⓒ Matt Crypto / wikipedia | CC BY-SA 3.0

지머먼은 PGP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했다가 미국 정부에 의해 기소당했는데, 미국 정부는 왜 지머먼을 기소했던가? 국가가 모든 사람의 암호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있던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항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동원은 “오늘날 암호화는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상거래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것이 공개될 당시만 해도 암호화는 첩보기관 정도에서만 사용했고 정부는 이를 무기로 분류하고 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 수집 도구인 프리즘(PRISM)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프리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애초 활용하려 했던 것도 PGP였다. 스노든은 ‘킨카나투스’라는 가명을 사용해 저널리스트인 글렌 그린월드에게 2012년 12월 특종 제보를 약속하면서 자신과 대화를 계속 하려면 먼저 그린월드의 컴퓨터에 PGP라는 암호화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요구했는데, 그린월드가 PGP를 설치하지 못해 결국 두 사람의 연락은 끊겼다. 그린월드는 훗날에서야 PGP를 통해 자신과 대화하고자 했던 킨키나투스가 바로 스노든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활동으로 지머먼은 3년 동안 국가안보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프리즘을 폭로한 스노든은 원치 않는 망명 생활을 하는 등 미국 정부의 탄압을 받았기 때문일까? 최원형은 “지머먼과 스노든 사이에는 국가가 내세우는 거짓 ‘국익’에 맞서 개인이 ‘정보 주권자’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흐른다”면서 “그러나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감시의 황금시대’를 만끽하는 현실은 여전히 압도적이다”고 했다.^각주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