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트렌드지식사
전4

녹색 아편

다른 표기 언어

목차

펼치기

    중국에서 골프를 이르는 말이다. 중국 공산화 직후 마오쩌둥(毛澤東)은 골프를 ‘백만장자를 위한 운동’이라고 비난하며 금지시켰다. 하지만 1980년대 덩샤오핑(鄧小平)이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수단으로 골프를 활용하기 시작한 이후 2000년대 들어 골프장 수가 크게 늘었다. 이후 “앉아서 하는 것 중에는 마작, 서서 하는 것 중에는 골프가 제일 재미있다”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등장할 만큼 중국에선 중산층까지 골프 열풍에 합류했다.

    2004년 중국 정부는 경작지의 사사로운 점용(占用)과 농민 이익 침해 등을 이유로 신규 골프장 건설뿐만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공사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중단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2014년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골프장 건설 붐이 꺼지지 않은 유일한 나라로 꼽힌다. 세계경제 위기로 미국에서 골프장이 문을 닫는 동안에도 중국에서는 골프 산업이 매년 20~30퍼센트씩 성장세를 기록해 2004년 170여 개에 불과하던 골프장은 2009년에는 600개를 넘어서는 등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중국 정치권에 골프는 지금도 금기 사항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왜 녹색 아편에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 중국의 골프 문화를 다룬 댄 워시본의 『금지된 게임』에 따르면, 이런 혼란상은 지방정부와 부동산 건설업자가 골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녹지 공간과 승마 연습장, 야외 훈련장이라는 명패를 내걸고 얼마든지 골프장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때로는 ‘사회주의적 농촌 건설을 위한 관광 산업’이나 ‘생태계 회복’을 명분으로 내걸고 골프장을 짓는다. 댄 워시본은 중국에서 골프는 과열된 개발 열풍에서부터 감격스러운 성공 스토리와 어두운 정치 현실까지 중국의 모든 측면을 아우르는 거대한 문명의 충돌이라고 했다.

    박영률은 “중국에서는 단지 무언가가 금지됐다는 이유만으로 유행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골프도 그렇다. 여전히 부자들의 운동으로 금기시하면서도 한 켠에서는 전성기를 구가하는 곳이 중국이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다만 골프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아직 중국에서는 거의 10억 명의 중국인이 하루 5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간다. 그런데도 골프장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골프장은 가난한 농촌 지역에 건설될 때가 많아서 호화로운 리조트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판잣집과 개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극명히 대조되는 두 세계가 충돌하면서 골프는 부자들의 운동이라는 인식이 점점 굳어지는 것이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 황유석, 「中 “녹색 아편” 골프 바람」, 『한국일보』, 2003년 11월 4일.
    • ・ 김성현, 「‘녹색 아편’ 골프에 빠진 중국」, 『조선일보』, 2014년 12월 20일.
    • ・ 이형석, 「골프로 파헤친 중국 자본주의의 두 얼굴」, 『헤럴드경제』, 2014년 12월 12일.
    • ・ 박영률, 「골프로 본 현대 중국의 미시사」, 『한겨레』, 2014년 12월 19일.

    김환표집필자 소개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펼쳐보기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IT 제국’의 속살을 살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살핀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트렌드 지식사전(편저)』(1~6권) 등이 있다. 함께 쓴 책으로는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가』, 『미래를 파는 디지털 상인들』 등이 있다.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출처

    트렌드지식사전4
    트렌드지식사전4|저자김환표|cp명인물과사상사도서 소개

    정보공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상생활, 사회, 경제, 마케팅, 기술, 디지털, 문화, 미디어 등 크게 8섹션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핵..펼쳐보기

    정보공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상생활, 사회, 경제, 마케팅, 기술, 디지털, 문화, 미디어 등 크게 8섹션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핵심 키워드를 수록했다. 하나의 키워드에는 그 유래와 사회문화적 의미, 유사어와 긍정적·부정적 의미까지 수록해 다양한 측면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정보공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상생활, 사회, 경제, 마케팅, 기술, 디지털, 문화, 미디어 등 크게 8섹션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핵..
    전체목차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태그 더 보기
    일반상식

    일반상식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녹색 아편트렌드지식사전4, 김환표, 인물과사상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