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항복한 비무장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을 즉결 처형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항복한 사람을 공격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2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 이집트 매체 가드를 보면, 이날 서안지구 제닌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을 근거리에서 총살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이 무장한 이스라엘군 여럿에 의해 포위된 건물에서 나와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항복 의사를 밝혔다. 셔츠를 들어 올려 허리춤에 총이 꽂혀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남성을 발로 차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록 한 뒤 곧바로 총을 쏴 살해했다. 1~2m도 떨어지지 않은 근거리에서 사격한 것이다.
사망자 신원은 팔레스타인 사람인 마흐무드 몬타시르 카심 압둘라(26), 유세프 아사사(37)로 확인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은 두 사람이 항복했음에도 냉혹하게 살해했다”며 “국제인도법을 명백히 위배한 초법적 처형”이라고 밝혔다.

국제법에선 항복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한 전투 불능 상태의 사람은 공격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1949년 제네바협약에 대한 1977년 제1추가의정서 제41조).
이스라엘 군·경찰은 사망자들이 서안지구 제닌 지역 테러 조직과 연계된 수배자였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던 국경 경찰이 “한 테러리스트가 지시에도 불구하고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갔고, 다른 사람도 그를 따라 들어가 사격을 하게 됐다”고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투바스, 아카바 등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작전을 진행하던 중에 일어났다. 극우 성향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한다며 “테러리스트들은 죽어야 한다”고 썼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지난달 휴전 합의 후에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여전히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 10월10일 가자지구에서 미국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김지훈 기자watchdog@hani.co.kr